
오늘은 아내와 함께 낮술을 즐긴 날이었다. 평소에는 바쁘게 살아가느라 이렇게 여유롭게 마주 앉아 세상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그런 일상을 내려놓고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만끽하고 싶었다. 따스한 햇살이 창가를 비추는 작은 선술집에서 우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뉴스 봤어? 우리나라 경제가 참 어렵다더라." 내가 한숨을 쉬며 말하자, 아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물가도 너무 오르고, 다들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장 보러 갈 때마다 가격표 보고 놀라." 우리 집에서도 최근 들어 장바구니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예전엔 고민 없이 샀던 것들도 이제는 가격을 두 번, 세 번 확인하게 된다.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서로의 일상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술은 소주다. 투명한 소주잔을 채우며, 우리는 오늘의 안주로 시킨 낙곱새를 맛보았다. 매콤한 국물이 속을 달래주며 술맛을 더욱 돋워주었다. "이 맛이야. 소주에는 역시 낙곱새가 최고지." 아내가 감탄하며 말했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 숟가락 가득 퍼먹었다.
어느새 소주 한 병이 비워지고, 우리는 다음 병을 따랐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지난날로 흘러갔다. "우리 연애하던 때 기억나? 그때는 참 단순했는데." 내가 말하자 아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땐 돈 없어도 마냥 행복했지. 공원 벤치에 앉아서 몇 시간씩 수다 떨던 게 그렇게 좋았으니까." 우리는 그때를 떠올리며 한동안 웃었다.
그러다 문득 아내가 말했다. "그런데,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아? 우리가 함께 있고, 이렇게 술 한잔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좋은데." 나는 그녀의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삶은 복잡해지고, 세상은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이렇게 둘이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것이다.
낯술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일상 속에서 벗어나 마음 속 깊이 품고 있던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시간. 우리는 한동안 더 술잔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만의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오후 햇살이 창가를 지나가고, 시간은 어느덧 저녁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 순간을 음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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